전체기사

납득 안되는 공공의료기관 채용비리…수사받는 서울대병원·국립중앙의료원2018-02-01 13:51:00

정부가 지난달 29일 공개한 1190개 정부 산하 기관과 공직유관 단체에 대한 채용비리는 그야말로 비리백화점이라는 할 정도의 내용들이 많았다.

앞서 정부는 1190개의 정부 산하 기관·단체에 대한 정부합동 공직유관단체 채용비리 특별점검을 실시한 결과, 946개 기관·단체에서 총 4788개의 지적사항을 적발했다. 이에 부정청탁·지시 및 서류조작 등 채용비리 혐의가 짙은 109건을 수사의뢰하고, 255건은 징계(문책)를 요구했다.

이번 점검에서 기획재정부는 중앙부처 산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행정안전부는 지방공공기관, 국민권익위는 기타 공직유관단체를 특별 점검했다.

이 중 정부 산하 국공립대학병원과 지자체 산하 공공의료기관 다수가 수사의뢰 대상에 이름을 올렸고, 징계 대상 기관도 상당수에 달한다. 또한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부, 교육부 산하 보건의료 관련 단체들도 납득하 수 없는 채용비리로 인해 수사의뢰와 징계 처분을 받았다.

특히 국민 세금으로 국민들의 건강을 책임져야 할 공공의료기관의 채용비리는 자칫 공공의료를 훼손할 수 있는 내부 비리나 부조리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재발 방지책을 감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채용비로 수사의뢰된 서울대병원과 국립중앙의료원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대표 공공의료기관인 서울대학교병원과 국립중앙의료원은 수사를 받게된다.

교육부 산하기관인 서울대병원의 경우 서류전형에서 합격 배수를 조정해 특정인을 합격시키고 이후 면접전형에서 면집위원 전원이 고득점을 주는 방식으로 특정인을 채용하는 비리 혐의가 적발됐다.

이와 관련 지난해 말 감사원이 공개한 서울대병원에 대한 기관운영감사 결과 ‘진료교수 등 의사직 채용 절차 및 방식’이 부적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감사원은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의 진료교수 채용은 다수인을 대상으로 시험공고를 통해 공정한 응시기회를 보정하도록 해야 함에도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의 ‘진료교수 및 진료의 운영규정’ 제5조 등에 따르면 진료교수는 해당 진료과장의 추천을 받아 진료교수 및 진료의 전형위원회 심의를 거쳐 해용하도록 하고 있어, 채용공고를 하지 않고 진료과정 추천을 첨부한 단수 추천자를 선정해 위원회에 대상자의 채용 심의를 요청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102회의 진료교수 및 진료의 전형위원회 중 다섯 번을 제외한 97회에서 서면결의를 통해 안건이 처리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과정에서 한 건의 반대도 없이 승인되는 등 전형위원회가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진료과장 개인의 추천 여부가 진료교수 채용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감사원의 지적이었다.

역시 교육부 산하의 강원대학교병원은 채용 공고 후 채용인원을 조정하고 과다한 가점을 부여해 해당 병원 근무 경력이 있는 특정인을 채용하다 적발됐다. 전북대학교병원은 지원자 인적사항이 포함된 응시원서를 내부위원으로만 구성된 심사위원에게 사전 제공한 뒤 특정인에게 고득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채용비를 저질렀다. 이에 두 병원 모두 수사대상에 포함됐다.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인 국립중앙의료원은 고위인사 지시로 형식적 채용 절차를 거쳐 특정인을 계약직으로 채용한 이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채용비리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국립중앙의료원의 경우 지난해 감사원이 실시한 종합감사에서 ‘채용시험 절차 부적정’으로 개선 2건, 경고 2건, 주의 2건, 징계 2건과 함께 기관 경고를 받은 바 있다.

당시 감사원에 따르면 국립중앙의료원은 2014년부터 총 7회의 사무행정적(일반직) 채용심사 서류전형을 실시하면서 자체규정을 통해 정한 기준이 없이, 소관부서에서 각각 임의로 판단해 합격여부를 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면접과정에서도 외부전문가를 면접위원으로 참여시켜야 하는 규정을 어기고 내부직원으로만 면접전형 심사위원을 구성하는 등 규정 자체를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안명옥 전 원장과 관련이 있는 인물들이 운전원 등으로 특별채용 되는 과정에서도 편법이 있었던 것으로 감사원은 감사 결과 확인됐다.

이와 관련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안명옥 전 원장에게 채용비리 관련 의혹들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차움에서 근무했던 간호사가 국립중앙의료원에 2급 경력직 간호사로 채용되는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이 있다”며 “해당 간호사는 차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길라임이라는 가명으로 방문했을 당시 내시경실에 근무했던 간호사였다”고 공개한 바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인 한국원자력의학원과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서도 채용비리가 확인돼 수사의료 대상 기관에 포함됐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은 인사위원회에서 특정인 채춍이 부결되자 고위인사 지시로 위원회를 다시 열어 불합격자가 최종 합격자로 바뀌는 비리가 확인됐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업무관련 자격증이 없는 직원의 자녀에게 필기시험을 면재하는 방식으로 채용해 수사를 받게됐다.

행정자치부가 조사한 채용비리에서는 강릉의료원인 수사의뢰 대상기간에 이름이 올랐다. 강릉의료원은 정규직 전환 대상자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편파적인 점수로 합격자를 결정하고 순위를 변경하는 등의 채용비리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의료기관도 산하 공기관도 채용비리

보건복지부 산사 기관으로 보건의료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두 곳의 공공기관도 채용비리가 적발돼 수사를 받을 예정이다.

이번 조사 결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면접위원이 아닌 고위인사가 면접장에 입실해 특정인에게 질의하는 등 공정면접을 방해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한국장애인개발원에서는 고위인사가 인사담당자에게 특정인을 채용하도록 지시해 면접 과정에서 고득점 부여 등의 방법으로 해당 특정인을 채용하는 특혜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의료기관과 공공기관의 채용비리로 징계를 받는 곳도 부지기수다. 특히 교육부 산하 국립대학병원 대다수는 채용비리가 적발돼 징계 대상에 이름이 올랐다. 대상 공공의료기관은 강원대학교병원, 경북대학교치과병원, 부산대학교병원, 부산대학교치과병원, 서울대학교병원, 서울대학교치과병원, 전북대학교병원, 제주대학교병원, 충북대학교병원 등 9개다.

보건복지부 산하 채용비리 관련 징계 대상 공공기관은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한국사회복지협의회 등이다.

행정안전부의 조사로 채용비리 징계대상에 포함된 기관은 강원도강릉의료원, 강진의료원, 경기도의료원, 경상북도안동의료원과 포항의료원, 서울의료원, 전라북도남원의료원 등이다.

한편 정부는 이번 채용비리 정부합동조사 결과를 토대로 수사의뢰 및 징계대상자 189명에 대해 지난달 29일자 업무에서 배제했다. 또 향후 수사 결과 검찰에 기소될 경우 공공기관 자체 내부 인사규정상 ‘직권면직’ 등을 적용해 즉시 퇴출시킨다는 방침이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SPONSOR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