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중인 가족의 의료비를 벌기 위해 한국을 찾은 우즈베키스탄의 고려인 3세가 폐렴과 저혈당으로 쓰러졌으나, 한국 의료진의 도움과 지원으로 건강을 회복해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원장 신호철)은 ‘우리 환자 우리가 돕기’ 취지로 임직원들이 모은 의료비 기금으로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3세의 폐렴과 저혈당 치료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우즈베키스탄 출신인 고려인 3세 고 아나톨리(63·남)씨는 현재 투병중인 장모의 의료비를 벌기 위해 지난해 아내와 함께 한국을 찾았다.
하지만 한국말이 서툴고 연고가 없는 이들 부부에게 구직은 쉽지 않았다. 단기 시간제 일자리도 얻기 힘든 불안정한 생활로 건강에 이상 신호가 온 것. 고 아나톨리씨가 지난 5일 갑작스런 고열로 쓰러진 후, 119구급대에 으해 강북삼성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진단 결과 폐렴과 저혈당이었고 바로 입원해 적절한 치료를 받았다.
문제는 고 아나톨리씨 부부가 국내 체류기간이 90일이 안 되는 외국국적동포로 건강보험적용 대상이 아니고 다른 의료비 지원도 받을 수 없는 제도권 밖의 환자였다는 점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알게 된 강북삼성병원은 ‘우리 환자 우리가 돕기’ 임직원 기금을 통해 의료비 전액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강북삼성병원의 우리 환자 우리가 돕기는 환자들이 경제적 이유로 치료를 포기하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는 임직원의 뜻이 모였다. 강북삼성병원은 이 기금으로 정부와 사회적 의료지원제도의 수혜를 못 받는 의료사각지대의 사람들을 매월 4명씩 지원하고 있다.
신호철 원장은 “환자에게 신뢰받고 사랑받는 병원의 근간에는 환자를 존중하는 마음이 있다. 직원이 환자를 돕는 아름다운 문화를 더욱 발전시켜 건강하고 행복한 지역사회 만들기에 이바지 하겠다”고 말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