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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시대 현대인의 정신질환은?2017-11-27 00:26:00

과거와 달리 서면으로 업무를 처리하던 시대에서 전화와 전자우편 시대로 넘어가면서부터 가속화된 정보화 사회. 지금은 컴퓨터와 핸드폰, 메신저 등의 발전으로 이제 면대면(面對面)으로 업무를 처리하기보다 SNS나 메신저 등을 통해 업무를 지시받고 보고하는 것이 일상화 됐다.

이로 인해 공간의 한계성은 사라졌고 이에 따라 사무실과 집, 책상과 침실의 경계마저 허물어져 버렸다. 또한 퇴근이란 의미는 무색해졌고, ‘24시 항시대기’ 모드의 직장인이 됐다.

이러한 환경 변화로 현대의 직장인들은 휴식을 제대로 취하지 못하고 늘 긴장하고 불안해 하기도 한다. 때문에 높은 스트레스와 정신적인 압박감, 감정의 불안정함에서 오는 육체적, 정신적 질환들도 늘어난다

◇번아웃증후군

의욕적으로 직장 일에 몰두하는 사회 초년생들이 많이 겪게 되는 정신질환으로 ‘번아웃증후군’이 꼽힌다.

최근 유행어처럼 번지고 있는 ‘일하기싫어증’이 번아웃증후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번아웃증후군은 불 태워 없어 진다는 ‘소진(燒盡)’의 의미를 진다. 지나치게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 정신적 피로감을 느끼면서 무기력해지는 증상을 말한다.

번아웃증후군은 ▲기력이 없고 쇠약해진 느낌이 든다 ▲쉽게 짜증나고 노여움이 솟는다 ▲만성적인 감기, 요통, 두통과 같은 증상에 시달린다 ▲감정의 소진이 심해 우울하다는 감정을 느낀다 ▲업무량이 지나치게 많아진 것 같고 예전과 달리 열정이 사라졌다 ▲잠을 자도 피로가 누적되는 것 같고 이전에 비해 더 빨리 더 쉽게 지치는 것 같다 ▲속이 텅 빈 것 같고 일과 자기 자신, 인생에 대한 회의감이 든다 등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을 느낀다면 번아웃증후군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고려대 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현철 교수는 “번아웃증후군은 시간에 쫓겨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 사회에서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증상이다. 틈틈이 여유를 갖고 편안한 대화, 운동, 여가활동 등을 통한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것이 극복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특히 윤 교수는 “번아웃증후군 증상이 업무가 불가능할 정도이거나, 장기간 지속될 경우 전문가를 찾아 상담과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범불안장애

뚜렷한 원인을 모른 채 지나친 긴장감을 계속해서 느끼게 되는 증상을 ‘범불안장애’라고 한다. 범불안장애는 불안장애 유형 중 하나로 일정한 수준의 불안한 감정을 계속해서 느끼게 되는 증상을 말한다. 과도하게 걱정이 많아지거나 긴장 상태가 지속된다.

불안감이 계속되면 우리 몸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증가한다. 코르티솔의 영향으로 신체 대사가 불균형해지고 복부비만, 고지혈증, 심혈관계 질환으로 이어진다. 지속되는 불안감 때문에 폭식을 하거나 술, 약물 등에 의존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범불안장애는 윗사람과 아랫사람 모두를 챙겨야 하고 혹시나 생길지도 모를 문제에 늘 대비하고 있어야 하는 중간관리자들이 많이 겪게 된다. 아랫사람이 일으킨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윗사람의 입맛에도 맞춰야 하는 고충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보통 6가지 증상 중에 3가지 이상을 6개월 이상 겪게 될 때 범불안장애에 해당한다고 설명한다. 6가지 증상은 ▲안절부절, 낭떠러지 끝에 서 있는 기분이 든다 ▲쉽게 피곤해진다 ▲집중하기 어렵다 ▲쉽게 화가 나고 감정의 기복이 심하다 ▲근육이나 전신이 경직된다 ▲수면장애 등이다.

윤현철 교수는 “범불안장애 극복을 위해서는 불안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또한 커피나 음료, 약물 등에 의존하기 보다는 복식호흡과 같은 긴장이완 훈련을 통해 마음을 진정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신뢰할 만한 전문가의 상담을 받거나 증상이 심할 때는 약물 처방을 통해 치료를 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우울증

우울증은 중년 이후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가정과 회사에서 책임져야 할 것이 많은 중년 남성들의 과도한 부담감과 책임감이 원인이 될 수 있고, 사회와 가정의 소통 단절로 정신적 고통을 겪게 되면서 발생한다.

또 40대 이후부터 남성호르몬이 떨어지면서 세로토닌 분비가 함께 감소하여 우울증이 쉽게 유발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남성은 슬픔이나 상처 등을 내보이게 되면 유약하다거나 무능력하게 보는 사회적 인식도 있어, 슬픔이나 상처를 스스로 감춰야 해 우울증을 겪는 환자의 늘기도 한다.

실제 여성보다 남성 우울증 환자의 자살률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우울증을 겪는 경우 전문가를 찾아 상담을 받는 환자 수는 오히려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적다.

우울증의 주요 증상은 의욕 저하와 우울감이며, 인지장애, 정신장애, 신체적 장애 등 다양한 일상 기능의 저하를 가져온다. 우울증은 우울감과 구별돼야 한다. 우울감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감정’이지만 우울증은 의지만으로는 없앨 수 없는 ‘질병’이다.

이에 대해 윤현철 교수는 “누구나 우울감을 경험하곤 하지만 우울증은 사회생활과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고 보통 2주 이상 지속된다는 점에서 구별이 된다”며 “치료를 통해 힘든 기간과 강도를 줄임으로써 사회생활 및 일상생활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반드시 증상이 심하거나 지속되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울증은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진단을 받게 되며 면담 치료, 인지 치료, 집단 치료, 약물 치료 등을 실시한다. 항우울제를 복용하면 감정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 뇌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을 바로잡을 수 있다. 증상이 심각하더라도 2~3개월 정도 약을 꾸준히 복용하면 증상이 호전된다.

윤 교수는 “우울증은 주변 사람들의 인식이 중요하다. 의지의 문제로 환자를 몰아붙이면서 윽박지르거나 단순히 힘내라고 격려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허심탄회한 대화나 서로를 이해하고자하는 마음으로 도움의 손길을 건네야 한다”고 당부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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