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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비만 시대 앞에서 정부 대책은 제자리걸음2015-01-05 15:34:55

수년전 비만세 도입이 제기됐을 때 많은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다. 하지만 최근의 우리나라 비만현황을 보면 비만세 같은 부담금 도입이 아니더라도 국가차원의 비만관리정책이 필요한 시점에 직면해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가 초고도비만 사회로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의 비만정책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비만은 만병의 근원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질환을 야기하고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도 적지 않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비만(BMI 23 이상)으로 인한 진료비는 2007년 1조8971억원에서 2008년 2조원을 넘어섰고, 2011년 2조6918억원으로 연평균 9.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대비 2011년 증가율은 41.9%에 달하며, 2011년만 봤을 때 비만으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 규모는 전체 진료비의 5.8%에 해당된다.

비만으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2011년 기준)을 보면 고혈압이 9737억42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당뇨(5403억700만원), 뇌졸중(3238억2900만원), 허혈성 심장질환(2482억7800만원), 골관절염(2122억6700만원) 등의 순이었다.

특히 건강보험공단이 2002년부터 2013년까지 일반건강검진 빅데이터 1억여건을 활용해 고도비만 및 초고도 비만에 대해 분석했는데 활동력이 높은 20~30대에서 초고도 비만이 12년간 4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기준으로도 초고도 비만율은 남성 20대(0.9%), 여성 30대(0.7%)에서 높게 나타났다.

초고도 비만율은 소득수준과 지역에 따라서도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는데 2013년 기준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초고도 비만율은 1.23%(남성 0.87%, 여성 1.57%)로 건강보험 가입자 보험료 최상위군(보험료 상위 5%)의 0.35%보다 3.5배 높았다. 또 이들 간 격차는 2002년 0.12%에서 2013년 0.40%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주지역별로는 제주도가 0.68%로 가장 높았고, 대구·울산이 각각 0.39%로 가장 낮았는데 2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오상우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20·30대에서 고도비만이 급속히 증가하는 원인으로는 패스트푸드의 보급, 자가용 이용의 증가로 인한 신체활동 감소 등의 사회·문화적 변화 등이 있다”라며 “젊은층에서 초고도 비만율이 높은 이유는 청소년기 비만 관리를 위한 사회·정책적 지원이 제대로 안됐기 때문에 성인이 되서도 스스로 조절이 불가능한 고도비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초고도비만인 경우 심리적 위축 및 경제활동 참여에 영향을 미쳐 저소득층이 되는 악순환이 될 수 있어 예방 및 관리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이미 많은 통계를 통해 젊은층에서 초고도 비만이 크게 증가하고 있음에도 보건복지부의 비만관련 정책은 뚜렷이 정해진 바는 없다. 다만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중심으로 위밴드 수술 등 비만치료수술에 대해 건강보험 급여적용을 포함한 중기보장성계획을 검토 중에 있으며, ‘비만관리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정도의 준비에만 들어간 수준이다. 보건복지부 직원의 담당업무에 ‘금연’을 검색하면 8명이 뜬다. 하지만 ‘비만’을 검색하면 단 한명의 관계자만 있다는 사실은 청소년 비만에 대해 무관심한 정부의 마음가짐을 보여주는 듯하다.

조민규 기자 kioo@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