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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마스크, 괜히 눈치 보여”… 대중교통 마스크 해제 첫날2023-03-20 15:01:00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첫날인 20일 오전 서울 경의중앙선 열차 내에서 한 시민이 마스크를 벗은 채 탑승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이 정도일 줄 몰랐어요. 마스크 해제 됐으니 많이 안 쓸 줄 알았는데 대부분 쓰고 있어서 놀랐습니다. 저도 괜히 눈치 보여서 가방에 넣어놨던 마스크를 착용했어요.”

20일 오전 8시께 경의중앙선 용산역 승강장에서 만난 김윤지(26)씨가 이같이 말했다. 이날부터 지하철·버스·택시 등 대중교통에 대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으나, 출근길 풍경은 평소와 다름 없었다. 출근시간대 경의중앙선, 1호선 안에서 마스크를 벗고 있는 시민은 10명 중 1명도 채 되지 않았다.

특히 이날 출근길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기록하면서 마스크를 단단히 챙긴 모습이다. 용산역 1호선 플랫폼에서 만난 장승우(20)씨는 “마스크를 쓰면 너무 불편해서 벗고 나왔다”며 “오늘 날씨가 안 좋아서 다들 마스크를 쓰고 있나보다”고 겸연쩍게 웃었다. 

윤모(48)씨도 “다른 사람들은 모두 쓰는데 나만 안 쓰니 괜히 민망하다”면서도 “이젠 마스크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서 좋다.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고 말했다.

방모(28)씨는 “지하철에서 마스크 없이 잔기침을 하니 사람들이 쳐다봐서 눈치 보였다”며 “지금껏 정부 지침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했는데, 방역정책이 완화됐으니 앞으로도 마스크를 쓰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스크를 벗고 출근길에 오른 직장인 조모(29)씨도 “전부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벗어도 되나 싶었다. 괜히 ‘3호선 마스크 빌런’이 된 느낌이었다”면서 “안경을 쓰고 있어 마스크를 착용하면 김이 서려서 불편했는데, 착용 의무가 해제돼서 너무 좋다”고 전했다.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첫날인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대다수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승객들 대부분은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인지하고 있지만, 아직은 마스크를 벗기엔 ‘어색하다’, ‘습관화 됐다’, ‘불안하다’는 반응이다. 

용산역 플랫폼에서 만난 김경숙(62)씨는 “마스크 쓰는 게 습관화돼서 마스크를 벗는 게 어색하다”면서 “마스크를 쓰고 다니니 감기에 걸리지 않아서 앞으로도 애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임모(78)씨도 “아직은 바람이 차서 마스크를 벗기 주저하게 된다”며 “나이가 있다 보니 코로나19 감염도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신분당선과 9호선을 거쳐 여의도로 출근하는 최모(25)씨는 “출근시간 지하철은 밀집도가 높아서 재감염 위험이 높을 것 같아 우려된다.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심하게 앓았던 경험이 있어서 조심하게 된다”면서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기 전까진 출근 시간만큼은 마스크를 쓸 것 같다”고 말했다.

송모(31)씨는 “마스크를 쓰고 다니니 화장을 하지 않아서 좋다”면서 “마스크를 벗은 얼굴을 직장 동료들에게 들키기 싫다. 마스크를 벗은 얼굴이 부끄러워서 정부 방역 지침과는 관계없이 계속 쓰고 다닐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용산역 건물 안에 있는 한 약국. 마스크 미착용 시 약국을 출입할 수 없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김은빈 기자

이날부터 역 건물과 대형마트 안에 있는 개방형 약국에서도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다만 대형시설 안에 있어도 창과 문 등으로 공간이 분리된 폐쇄형 약국에선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된 탓에 현장에선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서울 용산역 건물 안에 있는 한 약국은 창으로 역 내부와 공간이 분리된 폐쇄형 약국이다. 마스크를 쓰고 이용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일부 시민들은 마스크를 벗고 약국을 방문했다. 이곳에서 일하는 한 약사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되기 때문에 안내문도 붙여놨지만 무용지물”이라며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안내하면 마찰이 생기는 경우도 있어 방역지침이 지켜지긴 사실상 어렵다”고 토로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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