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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끝나도 삶은 계속된다… 수험생 마음건강 어떻게 유지할까2022-12-01 06:03:05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수능이 끝나고 대학별 논술고사까지 모두 마무리됐는데 너무 우울해요. ‘내 실력이 이정도밖에 안 됐나’하는 생각이 들고, 전혀 후련하지 않아요. 요새 어떻게 지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냥 (희망하는 대학교에) 붙고 싶다는 생각만 들어요.”

대학생 장 모 씨(21세)는 대학 생활을 하던 중, 진로를 변경하기 위해 휴학 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재도전했다. 그는 결과에 대한 불안감과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시험이 끝나 시간적 여유가 생겼지만, 마음 편히 휴식을 취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연말이면 수능은 물론, 각종 전문자격시험이 마무리된다. 한 해 동안 바쁘게 지낸 수험생들이 긴장을 완화할 수 있게 된다. 오랫동안 누리지 못했던 쉬는 시간도 주어진다. 특히 고등학교에서는 수능 이후 3학년을 대상으로는 원칙적으로 등교수업을 유지하되, 졸업식 전까지 개별 학교의 재량으로 학사 운영을 유연하게 하도록 허용한다. 이에 대부분의 학교는 오전 수업만 진행하거나, 공연 및 영화관람 등의 외부 체험학습을 실시한다.

하지만 하루 일과의 극적인 변화는 수험생의 마음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시험 결과에 대한 불안감과 생활 리듬의 혼란이 겹치면 우울과 무기력을 느끼기 쉽기 때문이다. 이에 교육 당국에서도 수능 이후 학사 운영 지원계획 및 지침을 마련, 각급 학교에 안내하는 등 수험생들의 규칙적인 생활과 대외활동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가 생기는 지점은 수면의 양과 질이다. 오랫동안 규칙적으로 굳어진 기상시간이 바뀌게 된다. 수능시험의 입실시간은 오전 8시10분으로, 고등학생을 비롯한 수험생들의 시험을 준비하는 기간 기상시간도 이 시간을 전후로 유지된다. 기상시간이 뒤로 밀리는 만큼 취침시간도 늦어지게 되고, 수면의 리듬이 깨져 기분과 감정상태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 전문가 지적이다.

달성하기 어려운 생활목표를 설정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수험 기간 운동량이 적게 유지된 경우, 갑작스럽게 무리한 운동을 강행하면 신체는 물론 정신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특히 시험이 마무리된 이후 과도한 체중감량을 시도하거나, ‘바디프로필’ 촬영 등을 준비했다가 체중에 대한 스트레스나 식이장애를 겪게 될 위험이 있다.
 
가정의 도움은 물론, 수험생 스스로도 건강관리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 조언이다. 김혜원 한양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수능시험이 끝난 이후 과도하게 식단조절이나 운동을 하면서 다이어트를 시도한 수험생이 마음 건강에 문제를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갑작스러운 생활의 변화는 신체와 마음에 모두 해롭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시험이 끝난 뒤에도 수험생들은 결과에 대한 두려움과 초조함으로 마음이 취약한 상태가 되기 쉬운데, 불면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수험생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때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불안감을 안정적으로 진정시키기 더욱 어려우므로, 잠에 드는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권장된다”고 설명했다.

불안감이나 무력감으로 일상에 지장이 생긴다면, 병원 진료를 고려해야 한다. 모든 진료가 약물 처방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경증 환자들이 상담만으로 도움을 받는 경우도 흔하다. 김 교수는 “불안감, 초조함이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고 느끼거나, 불면과 같은 신체 증상이 지속되면 진료를 고려할 수 있다”며 “상태에 따라 굳이 투약을 하지 않아도 되는 환자들이 많기 때문에 진료에 부담을 느끼거나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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