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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병원 내 폭력…“특가법 적용 시급”2022-07-02 05:19:03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변호사협회는 1일 오후 2시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법조, 의료인력에 대한 보복성 폭력행위 방지대책 긴급토론회’를 공동 주관했다.   사진=정진용 기자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 경기 용인 응급실 흉기 난동, 부산 응급실 방화. 최근 한 달 새 있었던 법조인과 의료인에 대한 보복성 폭력 범죄다. 의료진과 법조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이들에 대한 보복 범죄는 국가 근간과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일로,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 적용 등 입법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대한변호사협회(변협)는 1일 오후 2시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법조, 의료인력에 대한 보복성 폭력행위 방지대책 긴급토론회’를 공동 주관했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 주최다. 

지난달 24일 치료에 불만을 품은 환자 보호자가 부산 소재 대학병원 응급실 바닥과 자신의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방화를 저지른 사건이 발생했다. 15일에는 경기도 용인 한 병원에서 응급의학과 의사가 낫으로 공격당해 응급수술을 받았다. 지난 9일에는 대구 변호사 방화 사건이 발생해 7명의 사상자를 냈다.

지난 2019년 ‘고 임세원법’으로 불리는 의료법 개정안이 시행됐지만 이후에도 의료인에 대한 범죄는 계속되고 있다. 임세원법은 △의료인을 폭행해 상해·중상해·사망하게 할 경우 처벌 강화 △의료기관 내 보안인력과 장비(보안벨, 뒷문 등) 설치가 골자다. 지난 2018년 12월31일 고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담당한 환자가 가져온 흉기에 찔려 사망한 사건 이후 만들어진 법이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법조 및 의료인력에 대한 보복성 폭력행위가 사회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면서 “전문성을 발휘해 의료·법률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인력이 정부 무관심 속에 위험한 환경에 지속 노출되고 있다. 정부 대안은 병원 자체적인 보안인력 배치에 그쳤고 중앙정부와 지자체 지원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기관 인력들이 마음 편하게 진료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달라”면서 “그렇지 않으면 응급의료 비롯한 필수 의료가 고사할 것이고 국민 건강과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까지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변호사협회는 1일 오후 2시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법조, 의료인력에 대한 보복성 폭력행위 방지대책 긴급토론회’를 공동 주관했다.   사진=정진용 기자

김현 대한응급의학회 기획이사(연세대학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개인이 고소하면 지역사회나 병원에서 고소 취하를 종용하는 사례가 많다. 또 이 때문에 의료인에 대한 범죄가 벌어져도 실제로 법정으로 가는 사건이 적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반의사불벌죄 조항을 없애고 신고가 의무인 아동학대 사건처럼, 의료인에 대한 폭력 행위도 신고에 의무성을 부여, 국민 인식 개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협에서는 지난달 15일부터 27일까지 1205명을 대상으로 변호사 신변 위협 사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결과 업무와 관련해 ‘위협받은 적이 있다’는 답변이 48%(576건)이었다. 유형별로는 폭언, 욕설 등 언어폭력(448건, 45%), 과도한 연락 등 스토킹 행위(143건, 15%), 자해 자살 등의 암시(84건, 9%), 방화 살인고지 폭력 등 위해 협박(139건, 14%), 폭행 등 직접적 물리적 행사 (89건, 9%), 기타(82건, 8%)으로 나타났다.

법조계에서는 재판 신뢰 강화를 거론했다. 김관기 변협 부협회장은 “재판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재판에서 당사자 말을 잘 들어주지 않다 보니 사람들이 분노를 표출할 기회가 없는 것 같다”면서 “배심제도 실시 등 재판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 법정 경비, 경찰, 의료인 보안인력도 적극 진압에 나섰다가 쌍방폭행으로 입건되는 일에 대해서도 입법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역시 의료인, 법조인에 대한 폭력행위를 특가법에 포함시키는 것에 동의했다. 이 교수는 “반의사불벌죄 폐지 정도로는 오히려 부작용이 더 많지 않을지 우려된다. 굳이 당사자가 원하지 않는 데도 사건화하면 더 반감을 살 수 있다”며 “위험에 대응하는 방식에 대한 교육을 변호사에게 실시하고, 변호사 사무실은 여러 곳을 하나로 묶어 서로 조력할 수 있는 방식의 지원을 하는 방식이 어떨까 한다. 특가법에 죄명을 추가하는 것도 이제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전성훈 의협 법제의사는 “의료계에서는 이번 낫 사건에 대해 분노는 하지만 더 이상 경악은 하지 않는다. 사실상 체념 상태”라며 “특가법에 옮기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다. 지난 2018년 한차례 논의가 됐고 법안 발의도 됐지만 결국 통과되지 못했다. 의료인 보호는 결국 의료를 보호하고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다. 입법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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