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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수사의뢰…‘사퇴냐, 강행이냐’ 기로 선 김승희2022-06-30 15:33:00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정치자금 사적 유용 의혹을 받는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스페인 방문 뒤 김 후보자 임명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했지만 변수가 생겼다.

대검찰청은 30일 선관위가 수사 의뢰한 김 후보자 정치자금 유용 사건을 전날 서울남부지검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지난 28일 김 후보자가 정치자금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손영래 복지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선관위의 수사 의뢰 관련 질문을 받고 “청문준비단에서 정치자금법 관련해 충분히 설명한 바 있다”며 “이후 상황에 대해선 현재로선 특별한 입장 발표는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국회의원 임기 내 정치자금을 털어 보좌진에게 격려금을 지급하고 렌터카도 구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치자금법에선 정치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다.

더불어민주당 고영인 의원실이 선관위를 통해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지난 2017년 2월 업무용 차량으로 제네시스 G80을 빌리면서 정치자금에서 1857만원을 보증금 명목으로 지급했다. 당시 계약서에는 36개월 뒤 해당 차량을 인수할 수 있게 돼 있었다.

김 후보자는 렌터카 계약 만료 시점인 2020년 3월 역시 정치자금 352만원을 내고 해당 차량을 도색 한 뒤 같은 해 5월 차를 인수했다.

김 후보자가 21대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뒤 임기 종료 직전인 5월 말까지 회식비와 보좌진 격려금, 간담회비와 동료 의원 후원금으로 정치자금 5100여만원을 모두 소진한 사실도 드러났다. 통상 남은 정치자금은 국고로 귀속되는데 임기 종료 후 김 후보자가 선관위에 보고한 잔액은 0원이었다.
참여연대, 무상의료운동본부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지난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

이밖에 김 후보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청 차장으로 재직했던 2012년 세종시 소재 아파트를 분양받은 후, 2017년 매각해 5년 만에 1억원 이상 차익을 얻는 등 ‘갭 투자’ 의혹도 있다. 별도로 제공된 관사 아파트에 살면서 부동산 투기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정치자금 사적 유용 의혹에 대해 김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은 지난 9일 설명자료를 내 “의원 시절 업무용 차량을 임차하면서 구체적인 차량 임대차 계약을 회계실무진에서 진행하였기 때문에 후보자는 계약서의 세부 내용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당시 의원실 회계담당자가 임대차계약서상 ‘인수 시 보증금이 감가상각으로 0원이 된다’는 문구를 보증금이 소멸된다는 의미로 이해해 실무적 착오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에서는 김 후보자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 전반기 보건복지위원들은 오늘(30일) 오후 2시40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자 고집과 욕심이 윤 대통령 국정운영에 더없는 부담을 주고 있다. 국민 건강과 복지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면서 “윤 대통령은 즉각 지명을 철회하고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에서도 변화 기류가 감지된다. 국민의힘은 “선관위의 김 후보자에 대한 대검 수사 의뢰라는 유감스러운 상황이 발생했다”면서 “법과 원칙에 맞는 수사를 바란다”는 공식 논평을 냈다.

김 후보자를 비롯해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 후보자 등 3인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 기한은 29일까지였다. 30일부터 윤 대통령이 국회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이 가능했지만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순방에서 돌아온 뒤 임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정호영 후보자에 이어 김 후보자까지 임명에 난항을 겪으면서 감염병 위기대응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하는 복지부 장관석은 50일 넘게 공석인 상태다. 현재 복지부는 조규홍 1차관, 이기일 2차관 등 차관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올해 복지부 예산은 101조4100억원대에 이른다. 

한 복지부 관계자는 “아무래도 수장 자리가 비어있다 보니 중요한 정책이나 과제에 대한 결정이 임명 후로 밀리는 등 실무에서도 애로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재헌 무상의료운동본부 사무국장은 “김 장관 후보자는 애초부터 법무법인에서 바이오, 제약, 헬스케어 기업 이해 대변 업무를 맡은 이력이 있어 이해상충 소지가 있는 등 문제가 컸다. 그런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까지 받는다니 역대 가장 심각한 후보자인 것 같다”며 “김 장관 후보자는 버티기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자진사퇴해야 옳다”고 꼬집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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