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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키트, ‘이것’까지 됩니다2022-06-28 06:02:00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공동취재단


감염병 진단에 있어 핵심 역할을 맡았던 ‘진단키트’가 암, 퇴행성 뇌질환, 반려동물 분야까지 섭렵했다. 이제는 병원보다 일상생활 속 접근성이 더 가까워지는 추세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붐을 일으켰던 체외진단의료기기 ‘진단키트’는 국내 의료기기 시장을 성장시키는 동시에 해외 수출 증가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전체 의료기기 생산 실적 중 2021년 체외진단의료기기 생산 실적이 33.8%를 차지하며 2020년 대비 29.7% 증가한 4조 3501억원을 기록했다. 수출 실적도 2020년 대비 26.4% 증가한 5조 3209억원으로 전체 의료기기 수출 실적 중 53.9%를 차지했을 정도다.

하지만 최근 체외진단기기 시장은 엔데믹과 함께 성장이 수그러들 것이라는 우려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관련 업계는 코로나19를 벗어나 다양한 질환을 타깃,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덩달아 코로나19보다 앞서 시장을 점유하던 다양한 질환 대상 자가검사키트도 부각됐다.

약국·편의점 통해 손쉽게…일상 속 보편화된 ‘진단키트’ 발전

새로운 도전처럼 여겨졌던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신속항원검사)가 개발되기 전부터 이미 약국, 편의점, 온라인에서는 다른 종류의 질환을 스스로 진단할 수 있는 검사키트가 존재했다.

대표적으로 임신테스트기, 배란테스트기를 들 수 있다. 임신테스트기는 소변 중 포함된 융모 생식샘 자극 호르몬(hcg)의 여부를, 배란테스트기는 여성의 배란 시기에 증가하는 황체호르몬(LH)의 농도를 확인할 수 있다.

에이즈, C형간염도 자가 검사가 가능하다. 온라인, 약국 등에서 구입 가능한 에이즈·C형간염 검사키트는 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신속항원검사 방식이다. 입안의 점막에서 묻어나오는 구강점막삼출액을 통해 면역 역할을 하는 항체(면역 글로블린G)를 확인하는데, 여기서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여부를 분석할 수 있다. 

에이즈 자가검사키트는 면봉으로 잇몸을 훑어준 뒤 용액에 담구기만 하면 20분 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비슷한 기전으로 에볼라, 매독 검사가 가능한 키트도 있다.

용종, 선종, 초기대장암을 잡아내는 제품도 있다. 이는 사람의 분변(대변)에서 헤모글로빈 여부를 확인, 즉 소화기관의 출혈성 병변이 있는지 진단한다. 

사용법도 간단하다. 변을 보고 변기물에 검사지를 던진 후 2분 이내 색깔을 확인하면 된다. 이상이 없을 경우 종이에는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지만, 양성인 경우 파란색 십자가가 생기며 치질로 인한 혈액 반응인 경우 이 외의 색깔이 나올 수 있다. 

최근 반려동물을 타깃한 자가검사키트도 증가하고 있다. 한 소변자가검사키트 경우, 백혈구·아질산염·pH·잠혈·우로빌리노겐·포도당·빌리루빈·비중·케톤 등 10가지 항목을 분석해 당뇨병, 방광염, 요로 감염, 신부전 등의 질환을 미리 감지할 수 있다. 이는 소변이 묻은 스트립(시약용 스틱)과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결과를 확인한다. 

업계 관계자는 “임신테스트기를 비롯 대장암, 에이즈 등 자가검사키트는 상당 시간 지나야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들을 조기에 판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며 “매번 병원을 가기 힘들거나 조기 진단이 질환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경우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자가검사키트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이러한 자가검사키트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자가검사키트는 어디까지나 초기 위험성을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검사 후 양성이 나오거나, 음성이 나오더라도 의심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병원에 방문할 것을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침, 혈액 한 방울이면 검사 완료…어떤 질환도 OK

기존 오랜 기간이 소요되거나 자세나 기기의 특성상 통증 및 불편감이 따랐던 검사들이 침이나 혈액 한 방울로 대체되기도 한다. 

유방암은 보통 유방촬영술을 통해 진단하는데, 해당 기기는 유방을 누르고 고정해야하기 때문에 통증이 뒤따랐다. 최근에는 혈액 속 단백질 바이오마커를 통해 유방암을 조기 검사하는 방법이 검진센터 등에 도입됐다. 이는 소량의 혈액만으로 검사가 가능해 연령에 제약이 없으며, 방사선 노출 없이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퇴행성 뇌질환을 타깃한 진단키트도 개발 중에 있다. 알츠하이머, 치매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은 보통 문진, 신경심리검사, MRI·CT, 뇌척수액검사 등 다양한 검사가 동반되는데 조기 진단 시에는 이를 일축시킬 수 있는 진단키트가 등장했다.

일례로 치매가 진행될 때 나타나는 아밀로이드베타 알로고머화를 소량의 혈액으로 분석하는 제품이 있다. 이는 다른 진단검사 대비 낮은 가격으로 알츠하이머의 진행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노인성 황반병성, 노화성 백내장과 같은 안질환과 폐암, 췌장암 등 조기 발견이 어려웠던 암 종류에도 기존 진단보다 빠르게 암을 발견할 수 있는 키트들이 등장할 예정이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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