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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아닌 원숭이두창에 두창백신 공급사 조명2022-05-26 07:05:21

인천 중구 운서동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임형택 기자

해외 일부 국가에서 원숭이두창이 발생하면서 사람두창 백신에 이례적 관심이 쏠린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원숭이두창만을 겨냥해 예방하는 백신은 개발되지 않았다. 덴마크의 바이오업체 바바리안 노르딕의 사람두창 예방 백신 ‘임바넥스’가 미국에서 ‘지네오스’라는 제품명으로 원숭이 두창 예방 적응증을 추가로 허가받은 사례가 있다. 

사람두창 백신만으로 원숭이두창 감염을 예방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사람두창과 원숭이두창이 서로 같은 과에 속하는 바이러스이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사람두창 백신을 접종했을 때 나타나는 교차면역은 원숭이두창 감염을 85% 가량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국내 제약사도 사람두창 백신의 용도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HK이노엔은 앞서 2009년 허가받은 사람두창 예방백신을 활용해 원숭이두창 예방 효과를 확인하는 동물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HK이노엔은 국내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두창 백신을 생산·공급하고 있다.

정부는 공중보건위기, 생물 테러, 실험실 내 사고 등의 상황에 대비해 사람두창 백신을 건조·동결 상태로 비축하고 있다. 현재 정부가 보유한 물량은 HK이노엔의 제품 약 3500만명 분으로, 유통기한 내 완제품이기 때문에 필요 시 바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국내에서 두창 백신이 실제로 접종될 가능성은 낮다. 아직까지 원숭이두창이 국내 유입된 사례가 없고, 대규모 접종을 추진할 정도로 상황이 위중하지 않다는 것이 보건당국의 판단이다.

이상원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원숭이두창은 코로나19와 달리 전파력이 높지 않다”며 “어지간한 위험 상황이 아니라면 두창 백신은 (원숭이두창에) 사용하지 않고, 원숭이두창이 있어도 일반 인구에 대해 당장 백신 사용 계획은 검토되지 않고 있다”고 24일 질병관리청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정부 비축 물량에 대해 이 단장은 “우리나라는 1979년 이후로는 두창 접종을 하지 않았다”며 “(비축된) 두창백신은 심각한 공중보건 재난 상황에 대비한 매우 제한적인 백신”이라고 설명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두창은 이미 종식된 감염병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현재 생산·공급 중인 물량은 비상시 대비를 위한 것”이라면서도 “ 2009년 2세대 두창 백신을 출시한 이후 안전성과 투약 편의성을 개선한 3세대 백신을 개발해 왔으며, 원숭이두창에 대한 예방효과를 추가로 확인하는 것 역시 기존 백신을 개선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창 백신은 국가 사업으로 공급되고 있기 때문에 회사가 임의로 생산 물량이나 용도를 좌우하기 어렵다”며 “이번 원숭이두창 대상 연구 계획도 회사가 공식적인 발표를 하지 않았는데, 의도치 않게 알려졌다“고 말했다. 그는 “원숭이두창 이슈를 활용한 홍보 효과를 노리고 연구를 추진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덧붙였다.

원숭이두창은 야생동물에서 옮겨져 인간에게도 발병할 수 있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나이지리아, 카메룬, 중앙아프리카공화국, DR콩고 등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 일부 국가의 풍토병이다. 최근에는 원숭이두창이 기존 풍토병이 아닌 유럽, 미국, 이스라엘, 호주 등 18개국에서도 감염 및 의심사례가 다수 보고됐다. 아직까지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두창은 발열과 함께 피부에 수포와 고름을 유발하는 급성 바이러스 질환이다. 국내에서는 일본식 표현인 ‘천연두’로 알려져 있다. 두창은 방치하면 사망률이 매우 높지만,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1970년대 이후 선진국에서는 ‘정복된 질병’이 됐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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