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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 못 쓰는 장애인은 의료기록 못 보나요”2022-05-06 10:14:48

픽사베이

의료기록을 열람할 때 자필 서명을 받도록 하는 의료법이 장애인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 글씨를 쓰지 못하는 장애인의 의료기록 열람 동의 수단을 도입해야 한다는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의료기록은 보험비 청구를 할 때 제출하거나, 원활하고 효과적 치료를 위해 병원 간 공유해야 하는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된다. 의료법에 의거해 당사자나 가족, 그 외 제3자가 의료기록을 열람하거나 발급할 수 있다. 하지만 의료기록은 열람 및 발급 시 당사자의 자필서명을 하도록 되어있다. 지체 및 뇌병변장애나 시각장애 등 자필서명이 불가한 경우에도 예외는 없다.

의료법 시행규칙 제13조3는 의료기록 열람 및 발급 시 자필서명을 의무화했다. 당사자 본인이 아닌 가족, 대리인 등 타인이 열람 시 당사자의 자필이 서명된 동의서를 의료기관에 제출해야한다. 당사자 본인인 경우, ‘본인임을 확인해야 한다’라고는 명시됐지만, 관례적으로 신청서를 작성하고 서명하는 과정이 있는 실정이다.

자필서명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명시돼 있지만, 자필불가한 장애인을 포괄하지 못한다. 만 14세의 미성년자는 자필서명이 제외되거나 법정대리인이 서명한다. 사망이나 의식불명, 행방불명, 의사무능력자 등의 이유로 당사자가 동의 불가한 상황에는 신분증, 가족관계증명서, 의사진단서 등 일련의 서류 제출이 필요하다. 현재 국립중앙의료원을 비롯한 병원들은 임시적으로 위 상황에 장애인을 포함시키고 있다. 

도입할 수 있는 대체수단이 많지만, 의료법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 제17조는 전화 동의, 인터넷 동의, 전자우편(이메일) 동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정보제공·이용 동의를 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법에서는 단순히 자필서명한 동의서만 인정하고 있다.

이에 장애인 시민단체들은 후진적인 의료법을 개정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과 장애시민단체들의 연합체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은 6일 “의료법도 개인정보보호법을 따라 대체수단을 인정해야한다”고 밝혔다.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은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에 의료법 시행규칙 제13조의3 제4항에서 본인 확인 시 자필서명 없이도 기록 열람 및 발급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동일 조항에서 타인이 요청 시 자필서명 동의서 외 대체수단(전화, 메일, 인터넷)을 활용하거나 장애인등록증 제출 갈음 등으로 동의 방법 개선을 요청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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