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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찮은 과일 값·연이은 술자리 ‘복병’… 건강온(ON) 도전기②2021-11-27 07:02:00

<편집자주> 안 건강한 건강생활팀 기자들이 팀 이름값을 하기 위해 건강관리 여정을 시작합니다. 노상우, 유수인, 한성주 기자는 서울시 시민 건강관리 사업 ‘건강온(ON)’에 참여해 8개월 동안 식단, 운동량, 걸음수 등의 건강목표를 실천합니다. 첫 한달 간 목표달성 성적을 비교해 3위는 2022년 한해 동안 1위에게 특별한 선물을 제공합니다. 기자들의 경험담은 2주 간격으로 3회에 걸쳐 찾아옵니다.

건강온(ON) 밴드와 함께 2주를 보낸 건강생활팀 한성주, 노상우, 유수인 기자. 건강한 식단과 꾸준한 운동을 호언장담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부담스러운 장바구니 물가, 부쩍 추워진 날씨, 연말 술자리가 기자들의 발목을 붙잡았다.
한성주 기자가 라면 15봉지를 뒤로 하고 구입한 바나나 2송이. 매일 아침 2개씩 일주일 간 먹었다.  사진=한성주 기자

◇산지 직송 한끼=공장제 열끼

건강한 음식을 먹기로 다짐한 한성주 기자의 엥겔지수는 수직 상승했다. ‘내가 먹는 것이 바로 나’(I am what I eat)라는 서양 격언에 따르면 한성주 기자는 곧 가공식품이다. 그는 그동안 전혀 구입하지 않았던 신선식품의 가격표를 보고 몹시 놀랐다. 일주일 치 아침식사 대용으로 바나나 두 송이를 1만원에 샀는데, 1만원이면 5개입 라면을 세 묶음 살 수 있다. 게다가 바나나는 라면보다 쉽게 상하고, 맛도 심심하다. 한 기자는 편의성과 맛이 아쉬운 바나나를 사면서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한 기자가 건강관리 중이 아니라, 굶느냐 마느냐 기로에 놓인 상태였다면 고민하지 않고 바나나 대신 라면을 샀을 것이다.   

돈이 없으면 ‘식품사막’에 갇히게 된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식품사막은 신선식품을 사기 어려운 빈곤 계층 또는 지역이다. 미국에서 빈곤 지역의 상점에 값싼 가공식품만 납품되는 현상을 지적하는 표현으로 사용됐지만, 우리나라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경제력에 따라 접근할 수 있는 식품군이 명확히 제한된다. 스마트밴드도 좋지만, 저소득층에게는 더 충분한 식비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 우리나라는 채소, 과일, 생선, 육류 등 신선식품의 가격변동이 큽니다. 평범한 형편의 가정에서도 특정 식품의 가격이 오르면 구입을 주저하죠. 기초생활수급자는 건강한 식생활을 하기 더욱 어렵습니다. 가계부 조사를 통해 살펴본 기초생활수급자들의 가계부에는 과일이 없습니다. 여름철 조사기간에 복날이 포함되어 있어도, 복날 음식을 챙겨 먹는 이들을 찾아보기 어렵죠. 달걀 가격이 폭등한 올해 여름은 식단이 더욱 제한됐을 겁니다. 기초생활수급자에게 달걀은 생선과 육류를 대신하는 중요한 식품이거든요.  
하루의 절반이 지난 시점에 확인한 노상우 기자의 활동량.   사진=노상우 기자

◇벼락치기 건강관리, 도움이 될까?

하루에 1만보, 실패하면 다음날 2만보를 걷기로 한 노상우 기자는 벼락치기의 유혹을 떨쳐내느라 애썼다. 추워진 날씨와 부쩍 늘어난 업무량 때문에 매일 가까스로 1만보를 달성했다. 일과를 마치고 퇴근해 집 앞에 도착했을 때 걸음수는 약 8000보. 남은 2000보를 더 걷고 집에 들어갈지, 2만보를 걷게 될 내일의 나에게 뒷일을 맡길지 노 기자는 매일 현관문 앞에서 갈등했다. 

‘귀차니즘’과 ‘벼락치기’ DNA를 가진 사람들은 생활 영역 전반에서 빈번히 갈림길을 마주친다. 간단한 운동을 매일 규칙적으로 하는 게 건강에 좋다는 사실은 잘 안다. 하지만 시간적 여유가 없으면, 주말에 몰아서 격렬히 하는 운동도 똑같이 이로운 효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루 세끼를 제때 챙겨 먹는 습관이 권장된다는 것은 익히 들었다. 하지만 배가 고프지 않아도 억지로 세끼를 챙겨 먹어야 할까? 배가 고플 때만 적당히 허기를 달래는 게 더 나은 선택일지 모른다.   

몰아서 해치우는 습관은 버려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 조언이다. 건강온 헬스케어매니저들은 ‘건강은 벼락치기가 통하지 않는 영역’이라고 입을 모았다. 헬스케어매니저 상담 서비스는 아직 개설 준비 중이지만, 서울시 스마트헬스케어팀의 도움으로 질문에 답변을 얻었다.

벼락치기 운동, 효과가 있나요?: 매일 꾸준히 조금씩이라도 운동하세요. 꾸준한 운동은 체중과 근력을 유지시킬뿐 아니라 우울증도 개선하고 낙상도 예방해요. 평소에 근육, 힘줄, 인대, 심장, 폐가 활성화된 상태가 아니라면 부상의 위험이 커집니다. 가끔 격렬한 운동을 하는 것으로는 기대하기 어려운 효과죠. 일반 성인의 신체활동 권고량은 주 2시간30분 이상(하루 30분, 5일 이상)의 중강도 신체활동인데, 중강도란 ‘쉴 때를 기준으로 3~5.9배 정도 높은 강도’입니다.

배 안 고픈데, 식사 생략해도 될까요?: 배고플 때만 먹는 식사법은 지양해야 합니다. 규칙적인 식사는 건강한 식생활의 기본입니다. 식사 시간이 불규칙하면 신체 리듬이 깨집니다. 가령 점심식사를 생략하면, 저녁에 과식을 하고 다음날 아침식사는 건너 뛰게 되죠. 그러면 소화기관이 손상되거나 위염 등의 질환이 발생할 위험도 커집니다. 배고플 때가 아니라, 정해진 시간에 적정 칼로리를 섭취하세요. 만약 소화에 어려움이 있다면, 한끼에 먹는 식사량을 줄여서 하루 세끼를 챙기길 권합니다. 
유수인 기자가 친구들과 즐긴 술과 안주.   사진=유수인 기자

◇기분 좋을 때 마시는데, 매일 기분이 좋았다

음주를 자제하기로 했던 유수인 기자는 연이어 술자리에 참석해야 했다. 단계적 일상회복 전환이 시작되면서 연말 저녁모임이 많아졌다. 유 기자의 당초 다짐은 ‘기분이 좋을 때만 한두 잔’이었다. 우울한 날에는 폭음하기 쉬웠기 때문이다. 문제는 유 기자가 2주 내내 기분이 좋았다. 업무상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이들과 술자리는 피하기 어려웠다. 소중한 친구들과 함께하는 즐거운 술자리도 놓칠 수 없었다.

‘하루 1만보 걷기’가 술과 타협하는 근거로 사용됐다. 운동량이 늘어난 것에 대한 보상심리가 나타났다. 유 기자는 “매일 1만보 걷고 있으니, 술은 좀 마셔도 괜찮을 것”이라고 자신과 타협했다. 운동하지 않고 술을 마셨던 과거보다, 운동하고 술도 마시는 현재가 어찌 됐건 더 나은 상태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헬스케어매니저들은 술이 우울감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분이 좋든, 나쁘든 음주를 하면 쉽게 우울감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건강한 생활습관이 음주의 악영향을 상쇄하지는 못한다는 충고도 이어졌다.

어떤 조건이 폭음을 유발하나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 이후 ‘홈술’(집에서 음주)과 ‘혼술’(혼자 음주)이 유행했죠. 이런 음주 습관이 고위험 음주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남성은 7잔, 여성은 5잔 이상의 소주를 주 2회 이상 마시면 고위험 음주에 해당해요. 술자리에서 ‘원샷’과 ‘폭탄주’도 삼가야 합니다. 기분에 따라 폭음 가능성이 달라지는지 확인된 바 없지만, 잦은 음주가 우울성향을 높인다는 사실은 연구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운동을 했으니, 술은 괜찮지 않을까요?: 음주, 흡연, 가족력 등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위험요인은 매우 다양합니다. 하지만, 다른 위험요인이 적다고 해서 마음 놓고 술을 즐겨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조건을 차치하고 술은 아예 안 마시는 것이 최선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는 술을 1군 발암 요인으로 규정해요. 유럽의 암예방 수칙은 ‘안전한 음주량은 없다’고 단언하죠. 우리나라의 국민 암예방 수칙 역시 ‘하루 1~2잔의 소량의 술도 마시지 말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한성주·노상우·유수인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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