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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해도 남아있는 ‘미세잔존질환’…백혈병, 재발 위험 높여2021-02-20 05:33:00

출처= 픽사베이

[쿠키뉴스] 조민규 기자 = 최근 백혈병 치료에서 미세잔존질환(Minimal Residual Disease, MRD)의 개념이 주목받고 있다. 미세잔존질환이란 치료 후에 질병의 제어를 의미하는 관해에 도달한 이후에도, 좀 더 세밀한 검사에서 여전히 악성 백혈병 세포가 검출되는 상태를 말한다. 

림프구 계열의 백혈구가 악성 세포로 빠르게 변하는 것을 급성림프모구백혈병(ALL)이라 한다. 가장 흔한 형태인 전구B세포 ALL은 성인 전체 ALL의 약 64% 소아에서 발병하는 전체 ALL 중 약 82~87%를 차지한다.

ALL 발병 초기에는 피로·쇠약감·멍·코피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병이 진행될수록 잇몸이 비대해지고, 간이나 림프절이 비대해져 손으로 만져지기도 하며, 뼈와 관절에 통증이 나타난다. 특히 ALL은 병이 급속도로 진행되어 치료하지 않으면 수주 내지는 수개월 내에 환자가 사망할 수 있다.

치료는 1차적으로 항암화학요법을 투여해 백혈병 세포를 없애며, 환자의 골수내 백혈병 세포가 5% 미만으로 관찰되는 것을 의미하는 ‘혈액학적 관해 상태’에 도달하도록 한다. 만약 환자가 관해에 도달하면, 공여자를 찾아 건강한 세포를 이식하는 조혈모세포이식을 진행해 완치를 도모할 수 있다.

하지만 ALL 치료에 있어 가장 어려운 부분은 질환의 재발이 잦다는 점이다. 관해에 도달해도 전체 환자의 50~60%가 1차 치료 후 재발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재발의 주된 원인 중 하나가 치료 후 지속되는 ‘미세잔존질환’이다.

미세잔존질환 양성인 환자는 관해(어떤 질병의 징후나 증상이 줄어들거나 소실된 상태)에 도달했더라도 최대 100억개의 백혈병 세포가 여전히 존재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미세잔존질환은 ALL 환자에서 강력한 재발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과 유럽종양학회(ESMO) 등 해외 주요 기관에서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ALL 환자 중 미세잔존질환 양성인 경우를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치료 결정에 도움을 주는 미세잔존질환 모니터링의 중요성을 강조해오고 있다.

미세잔존질환을 잘 관리하는 것은 환자에게 더 나은 치료 결과를 제공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미세잔존질환 양성을 확인한 경우 보다 강화된 치료를 통해 음성을 달성할 수 있으며, 이로써 환자의 관해 상태를 장기간 유지하고 재발 위험을 낮춰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특히 ALL 치료 여정에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조혈모세포이식 시, 이식 전 미세잔존질환 음성 달성 여부가 이식 성공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미세잔존질환 음성 환자는 양성 환자 보다 조혈모세포이식 성공률이 높다. 또한 이식 전 미세잔존질환 양성 환자는 음성 환자보다 이식 후 재발 가능성이 높고, 예후가 불량하기에 조혈모세포이식 시 미세잔존질환을 관리하고 모니터링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최근 국내에서도 ALL 환자에서 미세잔존질환 치료에 허가를 받은 치료제가 나왔다. 지난해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블리나투모맙 성분의 ALL 치료제를 전구 B세포 ALL 성인 및 소아에서 MRD 0.1% 이상인 첫번째 또는 두번째 관해상태의 환자 치료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이 약은 미세잔존질환 양성 ALL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BLAST 임상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그 효용성을 입증했으며, 투여 1주기 후에 80%의 환자에서 MRD 음성을 달성해 완전 MRD 반응(complete MRD response)을 보였다.

도영록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대한혈액학회 성인급성림프모구백혈병연구회 위원장)는 “환자 50~60%가 재발을 경험하는 ALL2 치료에서 MRD 양성 여부를 모니터링 하고 이를 관리하는 것은 재발로 인한 환자의 고통뿐만 아니라 입원비, 치료비 등 사회적인 비용을 줄이는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ALL 치료에서 최근 MRD 관리를 위한 옵션인 블리나투모맙이 허가돼 항암치료와 조혈모세포 이식을 통해 MRD 음성을 달성해 보다 깊은 수준의 관해를 달성하고 이를 통해 조혈모세포이식 전후로 MRD를 관리하고 모니터링함으로써 국내 ALL 치료 환경이 더 나아질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ki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