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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내장 안내염 의혹' 의약품서 곰팡이균 검출...피해자들 집단소송 준비2020-12-12 03:21:00

▲자료사진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백내장 수술 환자에서 급증한 안내염의 원인으로 의심됐던 안과 의약품 1개 품목에에서 '품질 부적합' 판정이 나왔다. 추후 법적공방으로 번질 수 있어 주목된다.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백내장 수술 보조요법제(점탄물질, OVD)로 사용하는 유니메드 제약의 점안주사제 '유니알주 15mg(히알루론산나트륨)' 2개 제조번호에서 품질 부적합을 확인, 회수 및 판매·사용중지 조치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말 식약처와 질병관리청은 단기간 내 백내장 수술 관련 안내염이 100여건 이상 발생했으며, 안과 수술에 사용되는 점탄물질 의약품 부작용이 의심된다는 대한안과학회와 대한안과의사회의 보고에 따라 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품질부적합 판정은 의료계가 보고한 백내장 부작용 사례에서 가장 높은 빈도로 사용된 점탄물질 의약품을 수거 조사(무균시험)한 결과다. 

식약처는 조사·검토 완료 시까지 해당 품목의 제조?출하를 잠정 중지시키고, 병·의원 등에 처방 제한을 요청했다. 부적합 판정 2대 제조번호는 200020(제조일자 2020.6.11.), 200040(2020.7.5.)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수거된 의약품 완제품과 의료현장에서 사용되고 남은 제품에서 같은 종류의 진균(곰팡이균)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는 해당 제약사에서 생산돼 유통되고 있는 제품 중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측되는 제품도 수거해 검사를 진행하고, 이 의약품과 함께 부작용 원인으로 지목됐던 다른 제약사 점탄물질 의약품 대여섯개 품목도 추가로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의료현장에서는 부작용 원인으로 의심된 일부 점탄물질 의약품 사용을 자체 중단한 후 안내염 보고가 줄었다며 사태가 빠르게 진정되고 있는 점을 우선 평가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대학병원 안과 교수는 "안내염 보고 이후 안과 현장에서는 공통적으로 의심됐던 몇가지 의약품들에 대한 사용을 자체적으로 중단했다. 초기(10~11월)에 동시다발적으로 부작용 의심 사례가 보고됐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보고 사례가 확연히 줄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백내장 수술 관련 안내염은 일반적인 의료환경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넘어선 수준이다. 사실상 심증만 있었던 상황에서 전문가 집단이 발빠르게 문제를 제기해 자칫 눈덩이처럼 커질 뻔한 사태를 막은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피력했다. 

백내장 수술 환자에서 급증한 안내염의 종류는 진균(곰팡이) 안내염이다. 안과에서 생길 수 있는 염증성 질환 중 가장 위험한 질환으로, 치료가 어렵고 실명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진균성 안내염의 경우 균 배양 기간 2~4주가량 오래 걸리는 것을 감안할 때, 원인규명 속도가 비교적 빨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아직까지 문제 의약품과 백내장 수술 환자에서 발생한 안내염 사이의 정확한 연관성은 밝혀지지 않았다. 식약처와 질병관리청은 다른 의약품 및 소모품 검사와 병원 대상 방문조사, 그리고 역학조사를 진행 중에 있다.   

대한안과의사회 관계자는 "(이번 발표는)점탄물질에 대한 무균실험에서 이상이 발생했다는 의미이며, 최근 발생한 안내염과 연관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질병관리청에서 역학조사를 하면서 밝혀내야할 것"이라며 "식약처 조사를 바탕으로 의사회는 환자분들과 회원분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대회원 공지를 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추후 문제 의약품과 안내염 사이의 연관성 규명에 따라 의료 피해자들의 법적공방도 예상된다. 실제 안내염 피해 환자들은 최근 '점탄물질(OVD) 안내염 피해자 모임' 카페를 개설해 집단소송을 준비 중이다.

강태언 의료소비자연대 사무총장은 "의약품 제조⋅유통과정에서 균이 들어가는 등 품질 문제가 발생했다면 제약사에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안내염으로 실명까지 확인된 경우에는 소송이나 보상 규모가 상당히 커질 것"이라며  "다만 통상적으로 안내염 발생 케이스가 다양하기 때문에 개별 의료 소비자들이 책임소재를 규명하고 권리를 인정받는 과정이 복잡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romeok@kukinews.com